9월 22일 수요일
07:05 출발 08:05 왕산(대기국민학교)도착 09:05 매지분교 10:40 맹덕 12:45 고루포기산 정상 13:30 점심후 출발 14:25 횡계치 15:50 능경봉 도착 17:00 대관령 도착(막영)

아침 저녁으로 치료해주는 형이 고맙다. 막둥이는 옆에서 불쌍하다는 듯 바라보며 한숨이다. 도로를 타고 왕산으로 이동.
대관령 가는날. 고루포기산에서 능경봉을 오르려고 하는 곳이다. 간식(식빵, 건양밀, 미숫가루)를 먹으려고 하는데 내게도 이렇게 간식을 먹으면서 산행하는 날이 왔다니, 황송할 뿐이다.
대관령 도착. 고속도로 준공기념탑 옆 잔디위에 텐트를 쳐놓고, 마치 산행이 끝나기나 한 것처럼 자축을 하며 외식도 하고 초코파이에 라이타를 켜놓고 사진도 찍고, 술도 한잔, 노래도 한가락.
그래,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이다. 걷고 걸어서.

---

9월 23일 목요일
07:05 대관령 출발 07:30 국사 성황당 도착 08:50 도상 선자령 09:45 곤신봉 10:50 매봉 통과 12:45 소황병산 도착 13:30 점심, 휴식후 출발 14:25 노인봉 산장도착 15:00 산장 출발 16:00 진고개 산장도착(막영)

대관령을 출발한 우리는 국사 성황당에서 토끼한마리를 쫓고 있다. 돌을 던졌는데 꼬리에 맞았다나 어쨌다나. 형과 막둥이는 못내 안타까워한다. 목장지대로 들어서는데 웬 바람이 그리도 불어대던지. 소황병산, 노인봉, 진고개.
진고개고 많이 변해있다. 처음왔던 진고개는 풀에 덮인 무인 산장만 있었는데.

---

9월 24일 금요일
08:25 출발 09:15 동대산 정상 도착 10:30 1261.8 도착 11:10 1234너머 안부 12:10 두노 봉 정상 12:50 점심후 출발 14:00 신배령 도착 15:10 만월봉 통과 15:45 응복산 정상 16:30 1126.6밑 심마니터(막영)

한 번 가본 길이어서인지 마음이 편안하다. 응복산 아래 심마니 집에서 잘거라며 형은 그저 좋아한다. 이곳을 3번이나 지나갔으면서도 한번도 자지못해 가슴이 미어지는 줄 알았단다.
일찍 도착해서 불도 지피고, 몇군데 보수도 했다.
누워 있노라니 등이 따뜻한 것이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다. 누워 바라보는 밤하늘의 별 이 왜이리 좋은고.

---

9월 25일 토요일
07:00 출발 07:35 1261 고지 통과 07:55 1280고지 통과 08:35 약수산 정상 09:15 구룡령 도착 10:00 1100.3고지 너머 안부 11:05 갈전곡봉 도착 11:55 북으로 방위각 꺽이는 지점 12:40 점심후 출발 14:30 968.1고지 16:20 956고지 17:30 막영지 도착

막영지에서 약수산까지 1시간 30분. 구룡령에서 갈전곡봉까지 1시간 30분. 쉬지않고 걸어서 막둥이 머리 돌아버린날. '니가 누나냐. 아예 동생을 죽여라, 죽여.'
쇠나드리. 그곳에 드디어 내가 온 것이다.

---

9월 26일 일요일
07:05 출발 08:10 쇠나드리위 사거리 09:10 조침령 10;15 934고지 12:50 1136.0고지 13:15 북암령 통과 14:25 단목령 도착(30분 휴식) 15:25 약초꾼움막 18:00 점봉산 정상막영

말로만 들어왔던 쇠나드리. 그러나 옛친구의 이름만큼이나 정겨운 쇠나드리. 에베레스트의 사우스꼴 만큼이나 낯익은. 쇠나드리라고 했던 그곳에서 영영 돌아오지 않고 바보가 되버린 원우형을 생각해본다.
조침령에서 휴식후 산으로 접어드는데 승용차가 지나간다. 손을 흔들었더니 차에서 내려 우리를 반갑게 해준다. 이번 산행중 우리를 이렇게 반겨줬던 사람은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저 멀리 설악산 대청, 중청, 귀때기청이 보이고 있다. 걸어서 걸엇 이곳까지 왔나보다. 북암령, 단목령을 거쳐 점봉산을 오르기로 한다. 막영 예정지인 단목령을 뒤로한채. 내일 일출을 보자는 은호형의 제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