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석

영석형과 만나 산을 다닌지 7년째.
동거를 한지 3년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등반능력을 부러워 하는데 내가 닮고자 하는것은 형의 원정조직능력(인맥)과 부지런함 이다.
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알기론 한번도 보통사람들과 같은 출퇴근이 이뤄지는 직장생활을 해본적인 없다.
동국대에 83년 입학을 하고 초지일관 산만 다녔다. 원정을 다녀오면 다음 원정을 위해 사람들 만나러 다니고 그래서 마련한 돈으로 후배 한명이라도 더 데려가고 그러다 원정을 대하는 후배들의 자세에 실망하고 그런시기에 처음 서로 기억할만한 만남을 가졌다.(1999년 가을 마칼루등반을 위해 명희누나의 소개로)
하얀산에 다니는 많은 사람들이 형과 같이 비정상적인 일을 하거나 백수로 있는데 특기할 만한 점은 영석형은 원정에서 복귀해 한국에 있으면 어디에 있든 규칙적으로 일어나 일단 차려 입고 밖으로 나간다는 것이다. 보통의 직장인처럼, 같이 원정 다녀온 후배들이 전날 이어진 술로 모두 퍼져 있어도 당신은 목욕탕이라도 다녀온다.
여전히 다음 원정을 위해 형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고 술을 “퍼”,”처”마신다. 그렇게 해서 벌어온 돈으로 내년에는 네명의 후배가8000m를 경험하게 되는데 영석형은 지금 집에 있다.
8시 30분이 되어도 일어날줄 모른다.
19일 마신 술로 20일 꼬박 부데끼고 21일에도 고통 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옷가지를 챙기거나 집안일을 함에 있어서의 부지런함이 아니라 삶을 대함에 있어서 부지런한 형의 본성이 어디 갔다고 보지 않는다.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안타깝고 서글프다.
특히 가족들과 전화통화 하는것을 옆에서 듣고 있으면 산을 다니는 사람들의 근원적인 문제를 본다.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데…”란 소릴 들을때면 자다가고 벌떡 눈이 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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