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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가파르밧 루팔벽 등반기

4월 26일-출국15일

흐림

종일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제 피곤이 아침 8시까지 잤더니 개운하다. 부지런한 대원들,각자 알아서 물을 기르고 식사준비를 한다.
대장님 ‘한수’가 땡기시는지 바로 눈치를 준다. 옆 테이블에서는 ‘양’을 사기위한 고스톱이 병찬,남수,우평,현수,형준 벌어져 분위기 화기애애 여전히 현수 독주로 오전 싸움이 끝나고 현수 상훈이 불러”여기 3000루피 양사!” 멋지게 한마디 한다.
어제 구축한 텐트사이트가 아침엔 검은점으로 보이더니 저녁되어서는 눈에 덮여 보이지 않는다.
다시한번 철수를 잘했다. 마음 놓았다.
점심먹고 눈치우기 작업중 우리와 키친보이 사이의 대화
형준”코쿠르 테이블 클리인 해”
코쿠르 (멀뚱이 쳐다 본다)
형준”테이블 클리인 원 모”
코쿠르 여전히 무슨말 궁시렁 궁시렁
형준(테이블 훔치는 시늉) “아따 클리인 원모”
키친보이 그제서야 알아듣고 행주들고 메인텐트 들어간다.
잠시후 눈치우는 눈삽을 내게서 계속 뺐는다.
내가 ” iwill, rest please” 해도 막무가네로 뺃고 막삽을 주며 발전기 있는 곳을 가르킨다. 뭔말인지 몰라 하는데 병찬형 통역 ‘자기가 여기 치울테니 발전기 가는곳 치워 달라는가 보다’
내가 그곳으로 가니 그제서야 끄덕 끄덕
한번은 형근이가 물기르는 통을 묶는 끈이 길어 잘라 주었더니
다시 매듭해서 등에 걸머지는시늉을 한다. 자기는 긴끈이 편한데 왜 자르느냐는 무언의 표현을 그렇게 하는것 같다.
우리에게 가장 잘 통하는 언어는 ‘바디랭귀지’ 시간이 좀 더 들긴 해도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원정대에는 키친보이가 한명 더 있다.
‘아밑’이라 불리는데 보통 잔머리가 아니다.
바위에 앉아 분위기 잡기 일쑤고 (이땐 날씨가 흐려 선글라스가 필요 없어도 꼭 착용하고 45도 비스듬이 앉아 먼산을 바라 본다.)
눈에 보이는 꾀병을 핑계로 텐트에 쏙 들어가서 쉬고 몇번 불러야 내다본다. 이 친구는 바디랭귀지도 안 통할때가 많아 오늘 저녁 식사때는 미곤(식량담당)에게 한소리 듣는다.
“아밑!(손짓으로 이리와) 디스,(보온물통을 직접 눌러 물을 받는데 나오는 양이 금방 찔끔으로 바뀐다) 내가 점심때도 말했지(수통 열고 엽차잎이 구멍을 막는 것을 보여주고 입으로 불어 제거 하고) 한국물, 디스 원 모 빅 프라블럼 이야 빅 프라블럼!”
아밑 “아임 소리”를 연발하며 나간다.
듣고 있던 한분 “푸드 메니져 지금 헝그리야 헝그리” 덧붙인다.
고스톱을 치며 위와 같은 일로 웃음이 가시지 않는 BC 생활인데 친구가 선배와 감정때문에 영 기운이 없다.
저녁식사후 새벽(01:00)에 출발하는 A.B조 짐분배 끝나고 등반 루트에 대해 대장과 등반 부대장의 대화가 길어진다.
5100M에 있는 짐을 4900M로 내려야 한다니 아쉽고 조금 성질도 나지만 어쩌겠어
“대장님 C조도 운행하겠습니다.”
“앞으로 3달이 걸릴지도 모르는데 쉬어라”
틀린 말씀 아니다.두시간 자고 등반 나가는 조 식사 준비

말이 씨가 되어 우린 3달이 꼬박 걸렸다.

By 이 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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